강소기업 탐구

세계 최초로 분사 코팅 방식 개발
반도체 공정 시간·비용 크게 줄여

전기차·자율차 소재시장 공략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 계획도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전자파간섭(EMI) 차단 소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가 전자파간섭(EMI) 차단 소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전자파 차폐 소재를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면 생산 시간과 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율주행자동차에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나노융합소재 전문기업인 엔트리움 창업자 정세영 대표의 설명이다. 엔트리움은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용 전자파 차폐 소재 등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정 대표는 “글로벌 반도체업체는 물론 주요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업체와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업체와 양산 계약

스프레이형 전자파 차단재로 뜨는 엔트리움

엔트리움은 2016년 스프레이로 소재를 분사해 반도체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에는 통신칩 메모리칩 등 70여 개 반도체가 들어간다. 각 반도체는 고유의 전자파를 방출하는데, 집적된 회로판에서 작동하다 보니 각 전자파가 다른 반도체의 작동을 방해해 스마트폰이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실드캔 또는 물리기상증착(PVD)기로 불리는 장비를 이용한 금속 코팅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PVD 장비 한 대의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공정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실드캔을 넣은 스마트폰은 무게가 크게 늘었다.

엔트리움의 스프레이 코팅 방식은 반도체 표면을 코팅하는 시간을 PVD기보다 크게 단축했다. 장비 가격도 10분의 1가량으로 줄였다. PVD기로는 막지 못하는 저주파 전자파까지 막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스프레이 분사 방식 차폐 기술은 독일, 미국, 일본의 소재 대기업도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반도체업체와 생산 계약을 맺어 이르면 올해 관련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가 상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외에 전기차·자율주행차용 전자파 차폐 소재 시장도 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자율주행차에는 반도체가 1000개 이상 들어간다. 전자파 간섭으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폐 소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팅식 항균필름도 개발했다. 손 접촉 표면에 구리 입자 밀도를 극대화하는 표면 코팅 방식으로 항균 효과는 물론 항바이러스 효과도 지닌 게 특징이다.

기술특례로 코스닥 도전

정 대표는 서울대 재료공학과 91학번으로, 1990년대 말 벤처 붐을 겪었다. 친구들과 교내 벤처창업경진대회에 참가했다. 전통악기인 해금을 플라스틱 금형으로 제작해 일선 학교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아이디어를 출품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기술 수준이 낮다”는 혹평을 받았다. 금형 작업에 필요한 4000만원도 마련하기 어려워 창업을 포기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2년부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년가량 일했다. 반도체 생산이 증가할수록 핵심 소재 수입도 늘어나는 것을 보며 다시 창업의 꿈을 꾸게 됐다. 2013년 회사를 설립해 스마트폰과 각종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접착제 핵심 소재인 도전성 입자를 내놨다. 일본의 세키스이, 닛폰케미컬이 독점하던 제품이었다. 이후 반도체용 전자파 차단 소재 개발에 나섰다.

엔트리움은 내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