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은 1인반상, 샤브샤브는 1인석, 구내식당은 칸막이
다양한 비말 차단하며 식사하기법
"찌개 나눠먹는 情" 이젠 옛말…코로나에 '1인 반상' 대세

여럿이 둘러 앉아 찌개, 반찬을 깔아놓고 함께 식사하던 밥상 문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의 주 매개채인 비말(기침·재채기·대화 과정에서 나오는 침방울)이 식사 과정에서 전파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사람이 숟가락을 넣어 찌게를 나눠 먹는 식사 방식은 더 이상 '한국식 정(情)'으로 미화하기 힘들어졌다. 함께 식사하지만 밥상은 따로 받는 '혼자인 듯 혼자 아닌 듯'한 식사가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코로나 영향에 늘어난 ‘혼밥석’
한식 프랜차이즈들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1인 반상’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의 외식사업 계열사 풀무원푸드앤컬쳐가 대표적인 예다. 한식당 브랜드 3곳(찬장, 명가의뜰, 풍경마루)에서 1인 반상 메뉴를 내놨다.

15일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4월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특히 1인 반상 메뉴만 취급하는 '찬장'의 매출은 당초 목표보다 4월엔 110%, 5월엔 80% 증가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외식 매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지만 1인 반상 메뉴를 취급하는 브랜드 매장은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지하 푸드코트 1인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진' 전경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지하 푸드코트 1인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진' 전경 롯데쇼핑 제공

함께 먹는 대표적인 메뉴로 꼽히는 샤브샤브도 1인용 메뉴로 탈바꿈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 서울 소공동 본점 지하 푸드코트에 1인용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진’을 입점시켰다. 혼자 간단하게 식사하는 ‘혼밥족’을 겨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샤브진은 매일 2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샤브샤브 전문 브랜드 채선당도 2016년 출범한 1인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보트' 확대에 나섰다. 채선당 측은 “올 들어 샤브보트 가맹 창업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에도 대부분 가맹점의 월 매출이 800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구내식당엔 투명 칸막이
재택근무가 끝나면서 문을 열기 시작한 구내식당들은 ‘마주보고 앉지 않기’ ‘식사 때 서로 대화하지 않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비말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좌석별로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는 구내식당이 늘고 있다.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 본사 직원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 본사 직원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급식·식자재업체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구내식당 내에 칸막이 등 위생 안전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요구하는 고객사가 많아졌다”며 “테이크아웃(방문포장) 도시락 메뉴를 도입하는 곳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CJ프레시웨이가 운영하는 구내식당 내 도시락 메뉴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1월 대비 20% 증가했다.

"찌개 나눠먹는 情" 이젠 옛말…코로나에 '1인 반상' 대세

정부는 찌개, 반찬은 공용 국자·젓가락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음식 덜어먹기’를 마스크 쓰기, 위생적인 수저 관리와 함께 코로나19 극복 3대 중점 추진 과제로 정했다.

덜어먹기를 적극 권장하는 외식업체를 ‘안심식당’으로 지정하는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 추천을 통해 위생기준을 준수하는 우수 한식당을 선정하고, 지자체 재원을 활용해 외식업체에 개인접시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런 제도가 소규모 골목식당 등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작은 그릇을 많이 쓰게 돼 잔반이 늘고 설거지 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여럿이 찌개 반찬을 공유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번거롭고 효율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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