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
"코로나 손실, 글로벌 금융위기 뛰어넘어…안정성 관리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손실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15일 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 최신 호에 실린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앞으로 발표되는 각종 실물지표는 현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렇게 평가했다.

강 부원장은 "미국과 유럽은 불과 6주 사이에 각각 3천만명 이상의 신규 실업이 발생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대부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5%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라며 "전대미문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고 현기증 나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 출현은 다반사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경제적 충격이 다른 선진국보다 작지만,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깊숙이 엮인 만큼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속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을 이후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한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부원장은 미국 등 대부분 국가가 코로나19에 대응해 펼친 초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적절하고 불가피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잉 투약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신용위험을 따지지 않은 채 채권을 매입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구제금융을 제공하면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과 금융 부실 누적이 뒤따르게 마련이란 것이다.

강 부원장은 "정부는 확대된 유동성이 기업에 투자되길 기대하지만,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 금융이 활성화되긴 쉽지 않다"라며 "오히려 정책 금융이 퇴장하는 시점에 이르러 기업 부실이 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호에 실린 '코로나19의 시스템적 특성과 금융적 함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장기적으로 부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거시 경제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며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부채의 회수 과정은 경제 활성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나 장기적인 회수 등을 통해 해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 연구위원은 이어 "실물경제의 회복이 늦어지거나 회복력이 기대에 비해 약하면 금융시장이나 금융산업의 불안정성이 재현될 수 있다"며 "코로나 극복 과정이 금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다양한 정책 효과로 인해 사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관리하고 금융의 중장기적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