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엔 건물의 안전성을 상시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설치됐다.  롯데 제공
롯데월드타워엔 건물의 안전성을 상시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설치됐다. 롯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안전은 기업에 생존과 직결된 가치가 됐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기업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수일간 폐쇄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달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공장 등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물론, 유통 계열사가 거느린 거대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안전까지 지키기 위해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안전경영’ 방안도 그룹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월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 그룹 내 방역을 강화했다. 당시 ‘우한폐렴’으로 불리던 코로나19는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생소한 병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예방 수칙을 전 계열사에 전달하고 중국에 방문한 직원의 휴무 조치 등을 시행했다.

국내 확진자가 급증한 2월에는 그룹 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비상 대책을 세우고 계열사 및 국내외 사업장과 소통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 근무 가이드’를 마련해 전 계열사에 배포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내외 밀접 접촉을 줄이는 내용이다.

가이드에 따라 롯데지주가 2월 말부터 한 달간 재택근무를 했다. 각 계열사도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출근할 경우엔 대중교통에서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했다. 임산부 및 기저질환자 등 감염에 취약한 직원에게는 재택근무가 권장됐다. 워크숍, 동호회, 회식 등 사내외 단체활동은 금지했고 외부와 회의할 때 화상회의를 하도록 했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유통 계열사들은 방역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은 매일 방역을 하고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의무화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점포 10곳을 집중관리점포로 선정해 전방위적인 방역을 하고 있다.

롯데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안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떠오른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택배 및 물류사업의 경쟁력과 안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점포와 제품의 위생도 신경쓰고 있다. 이달 초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먹거리 안전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는 원자재부터 제품 생산까지 제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만큼 식품 안전 대응 체계를 통해 국민 안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뒤 특히 지진 관련 위기 대응 매뉴얼을 보강했다. 전국을 1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권역마다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그룹 상징이자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에는 안전과 관련한 최첨단 기술이 담겼다. 롯데건설은 건물의 안전성 및 위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SHMS(Structural Health Monitoring System)를 건물에 적용했다. 건물의 주요 위치에 500여 개 계측기가 설치돼 있고 외부에서도 건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어 건물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대비가 가능하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백화점 등 사업장별로 화재, 지진, 테러 등에 대비한 방재훈련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