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의 사업가치는 약 16조5000억원에 이른다.”

KTB투자증권이 이달 초 내놓은 분석이다. 주된 근거로 쇼핑 부문의 성장성을 들었다. KTB투자증권은 네이버 쇼핑을 통해 거래되는 상품 규모가 2025년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결제액 약 20조원에서 앞으로 5년간 네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쇼핑 부문 세후 영업이익은 8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뿐 아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네이버 쇼핑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쇼핑 부문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사업가치가 10조원은 된다는 분석이 줄을 잇는다. 케이프증권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유료 멤버십이 네이버 쇼핑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유료 회원에 대한 무료배송 등의 서비스가 확대되면 네이버 쇼핑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가치 10조원은 ‘유통 빅3’로 불리는 롯데쇼핑(12일 종가 기준 2조4102억원), 신세계(2조2742억원), 현대백화점(1조4369억원)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다. e커머스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비교 가능한 회사는 국내에선 쿠팡밖에 없다.

쿠팡은 168개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세우고, 5000여 명에 이르는 배송기사를 고용하는 등 물류·배송에만 수조원을 썼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을 매년 70~80% 불렸다. 그럼에도 10조원의 기업가치가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너무 과도한 평가란 지적이었다. 2014년 본격적으로 쇼핑 사업 확장에 나선 네이버가 이런 쿠팡을 뛰어넘었거나, 쿠팡과 비슷하다는 것이 증권사들과 투자자의 대체적 평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