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생산공장 파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1년 중 맥주 최고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맥주시장 1위 브랜드 ‘카스’ 생산이 중단되면 2위 브랜드 ‘테라’와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9일부터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충북 청주 등 공장 세 곳 생산직 근로자 900여 명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사무직 근로자 250명, 지점별 영업직 800여 명이 대상이다. 오는 15일 투표를 마치고 16일에 결과를 공개한다.

사측의 ‘임금 동결’이 발단이 됐다. 실적 악화와 경기 불황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노조는 “경영 악화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임금 인상률을 놓고 줄다리기 하는 모양새지만 내적으로는 양측의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 측은 “실적이 악화된 배경엔 사측이 맥주 출고가를 1년에 네 번이나 변경하면서 주류 도매상이 카스 취급을 기피하는 것과 코로나19 영향이 맞물려 있는데도 주주는 고배당을 받고 고통은 근로자에게만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