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중대 위법행위 다수"…증권사 이어 은행도 '불완전판매' 점검
무역펀드 일부엔 '계약 취소·전액 배상' 검토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인가 취소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난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등에 대해 사기 혐의 등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된 만큼 피해자 구제를 위한 분쟁조정 절차도 곧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책임도 따지기 위해 증권사에 이어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에도 곧 착수한다.

금감원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 결과 다수의 중대 위법 행위가 확인돼 중징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업계에서는 라임 사태가 사기 등 고의적 범죄 행위와 연관된 만큼 가장 엄중한 인가 취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4개 모펀드 및 173개 자펀드로, 그 규모가 1조6천679억원이다.

다만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가 우선인 만큼 라임 펀드의 이관·관리 역할을 할 가교 운용사(배드뱅크) 설립 절차를 확인하며 제재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8월 말을 목표로 제재와 펀드 이관 완료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라임운용 중징계 예고…신한·우리은행 현장검사 시작

투자자 보상 및 분쟁 조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휘말려 전액 손실이 불가피해진 무역금융펀드 일부 판매분에 대해서는 '착오 등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원금을 전액 돌려주는 조정안이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법률자문 검토를 마무리한 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라임 사태 관련 첫 분쟁조정위를 열 예정이다.

환매 중단된 4개 모펀드 중 무역금융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들은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분쟁조정 절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금감원은 펀드 현금화가 마무리되는 2025년 이후 손실액이 확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뿐 아니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등 판매 증권사 3곳에 대한 제재도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여부 및 라임자산운용과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KB·신금투)과 관련해 이들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일부는 검찰에 수사자료로 넘겼다.

TRS는 증권사가 펀드를 담보로 제공하는 일종의 대출 성격으로, 투자자보다 우선 변제권을 갖는다.

운용사 입장에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부실이 드러나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키우는 구조다.

금감원 관계자는 "TRS 계약 구조상 증권사들에 우선 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은 변함없다"며 "다만 판매 증권사들도 일정 책임을 인정해 (변제권) 집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검사에 이어 은행들의 불완전 판매 여부도 점검한다.

오는 15일 라임 펀드 판매 규모가 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시작한다.

기업은행은 라임 판매 금액은 작지만, 환매 중단된 또 다른 펀드인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와 관련해 검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8개 은행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자체 점검 결과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금감원은 향후 은행별 점검 결과를 토대로 추가 현장검사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 역시 라임 펀드가 대규모 부실을 드러낼 때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전문가 중심의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가 정책 방향이었기 때문에 사전감시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제도 개선이나 금융사들에 적용되는 모범규준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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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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