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불법행위 확인, 중징계 불가피
사모펀드 선제적 감시 방안 마련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실을 보고받고도 지금까지 고객 통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안이한 태도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금융권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금융감독원은 2018년 10월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실을 보고받고도 지금까지 고객 통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안이한 태도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금융권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중징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라임 사태의 뒷수습을 맡을 '배드뱅크'는 출자사 간의 의사결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 20곳은 각각 5000만원씩 출자해, 총 5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가교 운용사)를 설립한다. 라임운용 펀드 이관 및 관리를 위해 첫 발을 떼는 것이다.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가 17.6%, 신한은행이 6.4%를 부담해 총 24%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된다. 우리은행은 20%대 초반으로 두 번째다.

김동회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펀드 이관은 불시에 발생 가능한 라임운용의 업무 중단에 대비해 진행하는 것이지 판매사와 감독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판매 금액에 따라 신한이 최대주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최대주주 지위를 맡는 것을 두고 신한과 우리 양측이 서로 미루는 등의 일은 없었다고 했다.

판매사들을 앞에 세워두고 결국 금감원이 가교 운용사 지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금감원 측은 "우리 원이 가교 운용사 설립과 관련해서 일정부분 역할을 했지만 운용사 설립과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판매사들"이라며 "앞으로도 판매사들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에 따라 라임 관련 사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의 인력은 외부 전문인력을 위주로 재구성될 전망이다. 라임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기존 라임 직원도 승계된다. 김 부원장보는 "구성된 20곳의 판매사 내부적으로 전문가를 찾아 가교 운용사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립추진단은 오는 8월 말까지 운용사 설립, 펀드 이관 절차 등을 마무리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라임운용에 대한 중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2월 라임운용에 대한 중간검사를 실시하고 다수의 불법행위를 확인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등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업계에서는 라임운용이 가장 단계가 높은 인가 취소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원장보는 "여러 중대 불법행위가 발견됐기 때문에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플루토TF-1호(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는 피해자 구제를 위한 분쟁 조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금융펀드 이외의 펀드에 대해서는 펀드가 환매되거나 손실률이 확정돼야 분쟁조정이 가능하다"라며 "2025년 이후에나 손실 정도가 파악될 것으로 예상돼 분쟁조정이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총수익스와프(TRS)와 불완전판매 등 관련 현장점검이 마무리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18,500 -1.07%), KB증권에 대해서는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부원장보는 "신한금투와 대신증권은 이미 현장점검을 마치고 검찰에 관련 수사 자료를 제공한 상태고, KB증권은 검사가 지난주 금요일 마무리 돼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증권사 현장점검은 펀드 부당 권유, 불완전판매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를 선제적으로 감시하는 방안도 내놓기로 했다. 김 부원장보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나 사모펀드가 전문가 시장이라는 등 느슨한 규제가 있었다"며 "이번 사태로 사전적 감시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 만큼 금융위원회와 논의를 통해 모범규준 마련, 제도개선 입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송렬/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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