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감염 80% 줄여…한국판 뉴딜, 환기설비에 투자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노후화된 환기설비의 고도화 방안도 채택돼야 합니다.”

정달홍 대한기계설비협회 회장(사진)은 “창문이 거의 없어 밀폐된 소규모 건물과 다중이용시설 중에는 실내 공기환경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환기설비 고도화 방안은 K방역 모델의 한 분야로 다중이용시설 등의 감염률을 80% 이상 감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를 비롯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비말(작은 침방울)로 인한 호흡기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밀폐된 실내공간의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킬 수 있는 환기설비가 중요하다”고 했다. 소규모 건물과 다중이용시설에도 법적 기준에 의해 실내 공기환경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대형 건축물에 버금가는 제도적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건물은 공조설비가 있더라도 에너지 비용이 드는 데다 유지관리자가 없어 실내 공기환경을 관리하기 어렵고, 다중이용시설은 용도를 변경할 때 환기설비에 대한 보완을 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국 2만1000여 개 학교 중 70% 정도는 환기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정 회장이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반드시 환기설비 고도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정 회장은 환기설비 고도화의 우선 고려 대상으로 학교, 공공건축물, 지하역사 및 지하도 상가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을 꼽았다. 그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환기설비 고도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점을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