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줄고 稅감면 늘어난 영향…野 '법정한도 준수 의무화 법안' 발의

올해 국세감면율이 적어도 15.4%를 기록하며 법정한도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세감면액과 국세 수입총액을 더한 금액에서 국세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 국세감면율은 국세 수입액과 비교해 국세감면액(조세지출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8일 발간한 '추계&세제 최근 이슈'에 실린 '우리나라 조세지출 관리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이처럼 전망했다.

국세감면액 전망치(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년 조세지원 확대 효과 반영)와 1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 국세수입을 바탕으로 계산했다고 예정처는 설명했다.

분석 결과 올해 국세감면은 52조9천억원으로 지난해(50조1천억원·추정)보다 2.7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0.5조원), 소규모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 감면(0.3조원) 등의 영향이다.

국가 재정과 국세 규모 증가에 따라 국세감면액 자체는 올해가 역대 최고 수준이 된다.

반면 국세수입은 291조2천억원으로 1차 추경 기준으로 작년보다 2.3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소비세 이양 비율 인상, 경기 부진 등의 영향이다.
국회예정처 "올해 국세감면율 15.4% 전망…법정한도 크게 상회"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는 직전 3년간 국세감면율 평균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설정됨에 따라 올해 한도는 14.0%로 예상된다.

따라서 예정처 추정대로라면 올해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를 약 1.4%포인트 초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한도를 넘어서게 된다.

그동안 국세감면율이 한도를 초과한 해는 2008년, 2009년, 2019년 세 번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과 2009년에는 국세수입 증가가 둔화한 가운데 경기 대응을 위한 국세 감면이 확대되면서 한도를 넘어섰고, 작년에는 경기 부진으로 국세수입은 감소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국세감면은 증가하면서 법정한도(13.6%)를 1%포인트 웃돌았다.

올해 역시 국세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저소득층 지원과 경기 대응을 위한 국세감면이 증가하면서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더욱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법인세 등 주요 세수 감소, 각종 세금감면 발표로 인해 국세수입이 3차 추경안의 세입예산안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세감면율이 15.4%를 뛰어넘어 법정한도(14.0%)와의 차이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정처는 "법인 영업이익 축소,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로 국세수입이 (3차) 추경 예산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세감면율도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예정처 "올해 국세감면율 15.4% 전망…법정한도 크게 상회"
이와 관련, 야당에서 국세감면율 한도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서 21대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은 최근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국세감면율 한도는 국세감면율이 일정한 수준 이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적 규정'으로 돼 있을 뿐 강제성은 없다.

예정처도 보고서에서 "최근 저소득층 지원과 경기 대응을 위한 조세지출 제도의 활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세지출 규모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국세감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다음연도 국세감면율 한도 역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며 국세감면율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기 대응 목적 등으로 조세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규정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