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아이오페랩에서 연구원이 완성한 3차원(3D) 마스크팩. 민지혜  기자
서울 명동 아이오페랩에서 연구원이 완성한 3차원(3D) 마스크팩. 민지혜 기자
“피부 유·수분 균형은 좋은 상태지만 주름이 생길 우려가 있고, 피부장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울 명동에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아이오페랩에서 기자가 받은 피부 진단 결과다. 이곳에선 개인의 피부를 측정, 19가지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세럼과 3차원(3D) 마스크팩을 제조해준다. ‘나만의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4년부터 운영하던 화장품 연구소인 아이오페랩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맞춤형 화장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약 6개월간의 정비를 마치고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아이오페랩은 약 5800명의 피부와 1700여 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연령대별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기준으로 개인의 피부 상태를 진단해준다.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정밀 진단기기로 기자의 얼굴 상태를 측정했다. 피부 탄력과 다크서클, 모공, 주름, 색소침착, 붉은기 등 세부적인 피부 상태를 측정해 결과가 나오는 데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연구원은 결과를 보고 피부에 좋은 화장품 종류와 생활습관 등을 조언해줬다.

이어 맞춤형 세럼과 마스크팩 제조에 들어갔다. 먼저 세럼을 만들어봤다. 보습, 미백, 탄력, 진정, 영양 중 원하는 기능을 선택한 뒤 워터, 젤, 에멀전, 에센스 등 제형을 골랐다.

마스크팩은 3D 프린터가 만든다. 얼굴의 윤곽, 굴곡 등을 태블릿PC 카메라로 촬영한 뒤 부위별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면 연구원이 해당 성분을 기계에 넣는다. 내 얼굴 윤곽에 맞춰 제조하기 때문에 눈의 위치, 코의 높이와 길이 등 딱 맞는 마스크팩이 나온다. 이마, 눈가, 코, 볼, 턱 등 얼굴의 각 부위에 보습, 진정, 미백, 탄력, 영양, 트러블케어 등 여섯 가지 기능을 하나씩 넣을 수 있다.

화장품업계에선 맞춤형 화장품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을 명시한 화장품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올해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만 뛰어든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얼마나 더 세분화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전문화한 상담과 제품을 제공하는지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