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조기 종료안되면 기업대출 등 부실화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와 기업 대출이 늘면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서 "이제부터 시작될 실물경제 위기 외에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수요 위축으로 매출이 줄자 빚으로 일단 위기 상황을 넘기려는 한계기업들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기업 대출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은행들을 중심으로 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이 인용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기업 원화대출 증가액은 2월 5조1천억원, 3월 18조7천억원, 4월 27조9천억원으로 최근 들어 매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의 증가액은 작년 같은 달(6조6천억원)의 4.2배 수준으로, 코로나19 위기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가 조기에 끝나지 않으면 기업 대출이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실업도 크게 늘 것으로 보여 가계대출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은행은 2018년 15조6천억원, 지난해 14조4천억원의 많은 당기순이익을 남겼다"며 "이는 저금리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 규모가 증가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매출을 늘려 이익 규모가 커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금리는 더 낮아져 순이자마진은 더 떨어질 텐데, 경기 침체로 대출이 줄고 이 과정에서 부실 대출만 늘면 은행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은행들은 자산 건전성이 나빠지는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 "은행, 자산건전성·수익성 악화 이중고 위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