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드회사가 온라인 가맹점 결제에 자동응답시스템(ARS)을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8일부터 온라인 가맹점에 ARS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라인 결제 시 화면 결제창에 카드번호와 CVC(card validation code)를 입력하면 된다. 등록된 휴대폰 번호로 ARS 전화가 걸려와 카드 비밀번호를 누르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별도의 앱 설치나 가입 절차가 없고, 보안프로그램과 공인인증서 등도 필요하지 않다. 모바일 앱 결제를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고령층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을 위해 ARS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결제 방식을 확대해 60대 이상 고객의 온라인 결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 ARS 결제 서비스를 최초 도입한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2018년 7월 휴대폰으로 걸려온 ARS를 수신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신한 ARS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같은 해 5월 신한 ARS 결제 서비스의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신한 ARS 결제는 휴대폰 로밍을 통해 해외여행이나 출장 때도 온라인 쇼핑이 가능하다.

대부분 카드사는 PC 간편결제 시 전용 앱을 이용한 QR코드 및 결제코드 입력 방식을 지원한다.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한 고객에게는 이 같은 방식이 편리하지만 앱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불편을 겪고 있다.

ARS 결제 도입은 고령층 고객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또 하나의 결제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활성화하고 있다.

대면접촉이 필요한 도·소매판매점, 외식업종 등 외출 관련 판매 수요가 감소한 데 비해 대면접촉이 불필요한 온라인 쇼핑몰 등의 언택트 소비 가능 업종은 호조를 보였다.

최민지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면 비접촉식 지급결제수단이 대중화될 것”이라며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지급결제수단에 대한 디지털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