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4일(현지시간) 나오는 가운데 지난주(5월24~30일) 건수가 11주 만에 200만건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전문가 설문 결과 지난주(5월 다섯째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예상 평균이 18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3일 보도했다. 이 수치는 3월 둘째주 28만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치를 위한 봉쇄 조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3월 셋째주 역대 최다인 330만건을 기록하며 열 배 넘게 치솟았다.

그 다음주인 3월 넷째주에는 686만건으로 또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차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2주 전(5월 넷째주)에는 212만건까지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실업수당 신청건수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을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전날 ADP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5월 민간부문 일자리 감소가 276만개로 시장 예상(875만개 감소)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은 5월이 정점일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이미 4월에 바닥을 쳤다는 진단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반적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초기에 과도하게 몰린 탓에 아직 처리되지 않은 신청도 다수 남아있기 때문에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당분간 높은 상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루 크랜들 라이트슨ICA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바뀐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기업들이 몸집을 줄여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시장에선 5일에 나올 5월 고용현황 보고서도 주목하고 있다. 4월 고용현황 보고서에서 실업률은 2차대전 이후 최고인 14.7%를 기록했다. 로이터 설문에선 19.8%까지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경제 상황을 가장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다만 이 지표는 근로자가 낸 고용보험을 재원으로 하는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수를 집계하기 때문에 실제 실업 현황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들어간 자영업자 실업보조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3조달러(약 365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에 대규모 실업수당 예산도 넣었다. 이를 통해 자영업자와 (우버 기사와 같은) 개인사업자도 실업수당을 받도록 했다. 그런데 이런 근로자들은 고용보험기금에서 나오는 통상적 실업수당(UI)이 아니라 팬더믹 실업 보조(PUA)를 받는다. 지난주 PUA 신청건수는 119만건으로 집계됐다.

전 노동부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현재 워싱턴의 씽크탱크인 경제정치연구소에서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하이디 쉬어홀츠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에 팬더믹 실업보조 신청를 합산해야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주 이상 이어서 실업수당을 신청한 현황을 보여주는 연속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5월 셋째주 386만건에서 넷째주(2주 전)에 210만건까지 떨어졌다. 로이터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지난주(다섯째주)에는 200만건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산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10%대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