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싱싱한 활어회 한 접시가 먹고 싶다면 이제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횟집에 가지 않아도 된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물론 스타트업까지 회 당일배송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집앞 편의점에서도 신선한 회를 살 수 있다.
집으로 들어온 횟집…마트도 뛰어든 광어회 '배송 전쟁'
대형마트까지 뛰어든 회 당일배송

홈플러스는 수산물 전문기업 '바다자리'와 손잡고 활어회 당일 배송 서비스 '홈플 어시장'을 3일 시작했다.

홈플러스의 회 배송 메뉴는 '초신선 모둠회'다. 배달료는 따로 없다. 오후 2시까지 홈플러스 쇼핑 앱에서 회 상품을 주문하면 바다자리가 지정한 노량진 수산시장 상점에서 직접 회를 뜬다. 냉장 물류 전문 배송 퀵 서비스를 통해 집앞으로 배송한다. 금요일 오후 3시 전에 배송일을 지정하면 주말에도 배송해준다.

초신선 모둠회는 2~3인분에서 7~8인분까지 크기별로 4종이다. 랍스터 모둠회도 있다. 국내산 광어, 농어, 참돔과 노르웨이산 연어 등 4종으로 구성했다. 당일 가장 좋은 횟감 중 2~3kg 이상으로 크기가 큰 생선을 쓴다. 배송 메시지에 원하는 회 두께를 남기면 취향에 맞게 손질해준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시장 방문객이 줄면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이 많다"며 "소비자들은 싱싱한 회를 당일 먹을 수 있고, 시장 상인들은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집으로 들어온 횟집…마트도 뛰어든 광어회 '배송 전쟁'
아침에 잡은 회, 저녁에 서울로

수산물은 신선도 유지가 어려워 온라인 구매가 어려웠던 식품군이다. 결제에서 배송까지 2~3일 걸리던 물류 시스템에선 불가능했다.

스타트업들은 냉장과 냉동 유통이 가능한 '콜드체인' 물류에 투자해 회 배송 시장을 열었다. 포장기술을 개발하고 배송시간을 단축했다. 산소포장, 아이스팩과 택배용 신선박스 등으로 여름철에도 신선한 수산물을 24시간 이내 배송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곳은 오늘식탁이 운영하는 '오늘회' 앱과 '진해만어부' 등이다. 진해만어부는 경남 진해만에서 30여년 어부로 일해온 김용수 대표가 만들었다. 오전 11시에 진해 터미널에서 횟감을 서울로 보내면 남부터미널에서 회사 직원이 수령해 퀵서비스로 배송한다.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다.

오늘회는 24곳의 수산업체와 제휴해 약 70개의 품목을 판매한다. 자연산 회를 당일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집으로 들어온 횟집…마트도 뛰어든 광어회 '배송 전쟁'
편의점도 횟집으로 변신

편의점들도 신선식품 미개척지였던 수산물을 늘리고 있다. CU는 올 들어 숙성 회 시리즈 ‘수고했魚(어) 오늘도’를 내놨다. 숙성 홍어회, 구룡포 과메기 등을 판매한다. 특수 포장으로 신선도와 맛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GS25는 참치, 연어 등 인기 있는 회를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수산물 전문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 ‘바다드림’과 제휴를 맺고 4만원~7만4000원의 모듬싱싱회 2종을 배달하고 있다. 가까운 세븐일레븐에서 회를 주문한 뒤 해당 점포에서 받아가는 방식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회 품목을 늘리면서 중장년층이 새로 유입하는 효과도 있다"며 "숙성 홍어회를 산 고객의 절반 이상이 40~50대였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