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선 생산도 줄어들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자칫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115달러(약 4743만원)로 전년(3만3564달러)에 비해 4.3% 감소했다고 2일 발표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은 2015년(-1.9%) 후 처음이다.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4%) 후 최대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66원7전으로 2018년(1100원59전)에 비해 5.9%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2.0%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1인당 국민소득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박양수 한은 통계국장은 “올해 원화 가치가 5% 이상 떨어지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 ‘마이너스 물가’는 지난해 9월(-0.4%)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김익환/서민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