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정점 찍었던 1인당 GNI
지난해 4.3% 줄며 3만2115달러
하반기 환율·美中 갈등이 변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소득 물가 등의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방울토마토 값을 비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소득 물가 등의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방울토마토 값을 비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2017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734달러를 기록했다. 이때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3050클럽(인구 5000만 명,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국가)’에 진입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와중에 원화가치마저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있어서다.

역성장에 환율까지 올라…올해 '소득 3만弗' 밑돌 수도

지난해 1인당 GNI는 전년 대비 4.3% 감소한 3만2115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2만9394달러에서 2017년 3만1734달러, 2018년 3만3564달러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지난해에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국민소득이 쪼그라든 것은 영향을 주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GDP 물가(GDP 디플레이터), 원화가치 등이 지난해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질 GDP 증가율은 2.0%에 그쳤다. GDP 물가를 감안한 명목 GDP 증가율은 1.1%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 지난해 평균 원화가치는 미국 달러에 비해 5.9% 하락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21위였다. 하지만 지난해 감소하면서 순위가 20위권 중후반대로 밀려났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도 줄어들 것이 유력한 가운데 3만달러 선을 유지하기조차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한은이 전망한 올해 실질 성장률(-0.2%)과 1분기 GDP 디플레이터(-0.6%)를 고려하면 올해 명목 성장률은 -1%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성장률 전망을 전제로 할 때 올해 연평균 환율이 1233원60전을 웃돌면 3만달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5월 평균 환율은 1207원34전이었다. 연평균 환율이 1233원60전을 넘어서려면 올해 남은 6~12월 평균 환율이 1250~1260원에 달해야 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미·중 갈등 수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밑돌 경우 다시 회복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리스는 2008년 3만달러를 돌파했지만 이듬해 2만달러대로 떨어져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은 2007년 3만달러를 넘었다가 남유럽 재정위기를 겪던 2012년 2만달러로 추락한 이후 2018년에야 3만달러를 겨우 웃돌았다. 독일은 1995년 3만달러를 넘었다가 1997년 2만달러대로 추락한 뒤 2003년에야 3만달러대로 복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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