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물류창고로 옮겨지는 웰리스의 공기제균청정기.  웰리스 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 물류창고로 옮겨지는 웰리스의 공기제균청정기. 웰리스 제공
국내 스타트업 웰리스가 개발한 공기제균청정기가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을 뚫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후 일상생활에서 방역이 강조되면서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한국 제품의 성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웰리스는 지난 1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 DPI다이렉트그룹과 연간 20만 대 규모의 미국·캐나다 지역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4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다. 다음달 1차 샘플 선적을 시작으로 10월부터 본격 수출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2년 연장할 수 있다. DPI다이렉트그룹은 북미지역의 병원 호텔 식당 요양원 유치원 등 생활방역이 필요한 곳에 웰리스의 공기제균청정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OH라디칼을 자연정화 방식으로 생성한다. OH라디칼은 공기 중 오존이 과산화수소 또는 천연 오렌지 추출 오일과 결합할 때 나오는 성분이다. 공기 중에 떠 있거나 사물 표면에 붙어 있는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바이러스연구소로부터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로타바이러스를 2시간 만에 99%까지 제거한다는 시험 결과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웰리스는 유럽 총판인 에어테크닉스를 통해 올해 초부터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0대를 수출한 데 이어 추가로 2만 대를 생산 중이다. 연초 계획했던 수출 물량 1만 대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숫자다. 이 회사는 올해 유럽 수출 물량이 5만 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에도 이달부터 수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수출 물량 증가로 회사는 올해 초 60억원으로 잡았던 연간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의석 웰리스 대표는 “세계 각국이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공기제균청정기 수요가 늘고 있어 생산라인 증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