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수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피해업종에서 사용 가능한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하는 등 소비 진작 방안을 1일 확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

연극 8000원·영화 6000원 할인…1684억원 소비쿠폰 뿌린다
정부는 우선 8개 업종에서 쓸 수 있는 1684억원 규모의 할인 소비쿠폰을 뿌리기로 했다. 8개 업종은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숙박·관광·공연·영화·전시·체육·외식·농수산물 등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면 공연은 1인당 8000원, 영화는 6000원 할인받는 쿠폰이 제공된다. 공연은 36만 명, 영화는 147만 명이 대상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9000억원가량의 소비진작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할인쿠폰은 기본적으로 선착순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 방안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확정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살 때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는 인하율이 다음달부터 70%에서 30%로 조정돼 연말까지 지속된다. 승용차 출고가격의 5%인 개소세가 3~6월 1.5%로 인하됐다가 다시 3.5%로 오르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선 인하율 70%를 하반기까지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인하율을 낮추기로 했다. 100만원 이내였던 인하 한도는 없어진다. 출고가가 8000만원인 차를 사면 6월까지는 개소세 인하 한도액인 100만원과 교육세(개소세의 30%)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 등 143만원을 감면받는다. 하지만 7월 이후에는 총 171만6000원을 감면받게 된다.

지난 4월부터 80%까지 높였던 신용카드 등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7월 말까지만 적용된다. 8월부터는 다시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및 현금영수증 30%,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 사용분 40% 등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공제율을 다시 낮추는 대신 연간 카드사용액 공제 한도를 상향 조정해 소비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연간 카드사용액 공제 한도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는 300만원, 7000만∼1억2000만원은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는 200만원이다. 상향조정폭은 7월 말 세법 개정안을 통해 발표한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은 각각 3조원, 2조원 규모로 추가 발행하면서 10% 할인율 적용을 유지키로 했다. 이달 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개최해 소비를 유도하고, 연말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부가가치세 10% 환급도 고려할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