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 1분기(1~3월) 일본 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경상이익이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본 내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 악화 추세가 2분기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재무성이 1일 발표한 올 1분기 법인기업 통계(속보치)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0% 감소한 15조1360억엔(한화 약 173조원)으로 4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일본 전 산업의 경상이익 감소폭은 '리먼 쇼크'로 불리는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분기(-32.4%) 이후 10년여 만의 최대치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29.5% 줄고, 비제조업은 32.9%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외출 자제 영향으로 음식점과 숙박시설을 포함하는 서비스업이 59.6% 급감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도매·소매업은 38.0% 감소했다. 제조업 중에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침체한 수송용 기계업종이 50.7% 격감했다.

재무성은 지난해 10월 단행된 소비세 인상(8→10%) 여파가 남아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 올 1분기 법인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올 1분기 금융·보험업을 뺀 일본 전 산업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5% 줄어 359조5572억엔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올해 4~5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목적으로 사회·경제적 활동을 대대적으로 억제하는 긴급사태를 발효하고 6월 들어서도 감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올 2분기에는 실적이 한층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이 23명의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2분기(4~6월) GDP 성장률 예측 평균은 연율기준 -21.2%였다. 이는 2008년 '리먼쇼크'의 영향을 받은 2009년 1분기 GDP 성장률 -17.8%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신문은 2차대전 이후 최대 경기 침체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