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태양광 생산기지인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의 태양광 생산기지인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은 올해를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고, 태양광·화학 소재 독자기술을 확보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방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0년은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일류 한화’가 되기 위해 사업별 선도 지위와 미래가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핵심 사업별로 독자적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매진해 해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큐셀이 주택용·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서 25.2%의 점유율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2018년보다 11.1%포인트 성장했다. 상업용 시장에서도 점유율 13.3%를 달성해 1위에 올랐다. 주택용·상업용 모듈 시장에서 동시에 1위를 달성한 건 2013년 이후 한화큐셀이 처음이다.

한화큐셀은 ‘큐피크 듀오(Q.PEAK DUO)’ 시리즈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큐피크 듀오는 한화큐셀만의 독자적 기술인 ‘퀀텀셀 기술’과 ‘하프셀 기술’이 적용된 태양광 모듈 제품이다. 퀀텀셀 기술은 태양광 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국제표준품질기준(IEC)의 두세 배 이상을 충족했다. 하프셀 기술은 셀을 반으로 잘라 저항을 줄이고 출력을 높이는 게 강점이다.

한화큐셀은 출력을 10% 더 향상시킨 ‘큐피크 듀오 G9’을 최근 국내에 출시했다. 셀과 셀 사이의 공간을 줄이고 추가로 셀을 배치하는 ‘퀀텀 듀오 Z’ 기술을 적용했다.

한화솔루션은 일본 기업이 독점 공급하던 화학소재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 국산화에 성공했다. XDI는 폴리우레탄의 주원료로 쓰이는 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의 한 종류다. 고급 광학렌즈,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소재인 광학용 투명접착필름(OCA), 친환경 식품포장용 접착제 등에 사용된다. 한화솔루션은 고순도 XDI를 전남 여수공장에서 상업 생산하기 시작했다. 연간 1200t 규모다. 이를 발판으로 국내 고부가가치 소재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화토탈은 디스플레이 소재 보호필름용 폴리프로필렌(PP)으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보호필름용 PP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먼지 등이 디스플레이 소재 표면에 달라붙지 않도록 보호하는 필름의 원료다. 보호필름이 매끄럽지 못하면 오히려 디스플레이 소재 표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 결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화토탈은 보호필름용 PP 표면의 투명도와 거칠기 등을 개선하고, 표면의 결점을 경쟁사 제품 대비 20분의 1 이상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제품 품질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19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테크윈은 8K 초고해상도 네트워크 카메라 ‘와이즈넷 TNB-9000’으로 고해상도 폐쇄회로TV(CCTV)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4K 초고화질(UHD) 카메라보다 화소 수가 네 배 이상이다. 야구장 홈베이스 관중석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맞은편 외야 관중석(약 150m)에 앉은 사람의 인상착의, 표정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