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목소리 본인 인증’ 기술을 도입한다. 개인의 목소리 정보를 분석해 본인 여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쌍둥이의 목소리까지 구분할 정도로 고도화돼 새로운 생체 인식 방식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오는 5일부터 음성본인확인(보이스 아이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31일 발표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100가지 이상의 목소리 특징을 하나로 모아 고객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금융 거래 및 상담 때 이를 활용해 본인을 인증할 수 있다. 세밀한 목소리 특징 분석으로 일란성 쌍둥이, 형제 자매의 음성도 구별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안면 인식이나 지문, 홍채 인식보다 보안성이 더 높은 것으로 은행 측은 분석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기업은행 고객센터다. 고객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과 통화하면 자동으로 음성정보가 등록된다. 은행은 수집한 정보를 ‘보이스 아이디’로 기록해 다음 통화부터는 15초 내에 자동으로 본인을 확인한다. 전화 후 별도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통화당 평균 11초 이상의 업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은행 측은 이 서비스가 앱 등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층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뱅킹에 익숙하지 않아 생체 정보를 등록하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은행 측은 고객센터에 이 기술을 적용한 뒤 다른 서비스 등으로 확대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배려한 금융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