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수익률 낮추고 분산투자"
"부동산·주식·금·달러 많이 올라…조정 대비해 실탄 마련해둬야"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다시 0.5%까지 낮추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사상 유례없는 '제로 금리'(0%대 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

월급과 여유 자금을 은행 예금에 넣어놔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으니 갈 곳을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4년 반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초저금리 시대에는 '현재 1% 안팎에 불과한 정기예금 금리의 2배만 돼도 좋다'는 식으로 목표 수익률을 낮춰 잡고, 다양한 투자 대상에 돈을 나눠 넣어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주식·금·달러 등을 기웃거릴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꽤 오른 시점이라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MMF(머니마켓펀드) 등에 실탄을 넣어두고 조정을 기다리라는 조언도 많았다.

◇ 예금보다 수익률 높은 상품…전단채·ELS·ELF·저축보험 등
일단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들을 소개했다.

신한PWM 태평로센터 오경석 팀장은 "전자단기사채(전단채·만기 1년 내 단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가운데 은행이 매입 약정을 통해 신용을 보강해준 전단채의 현재 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0.4%포인트 정도 높다"고 전했다.

특히 증권사가 매입을 확약한 전단채의 경우 예금금리와 차이가 약 0.9%포인트, 연 약 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좀 더 안전 성향의 투자자는 최근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신종자본증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연 3% 정도의 금리가 기대되고, 3개월에 한 번씩 이자가 나오기 때문에 노후자금이 달마다 필요한 고연령자들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ELS(주가연계증권)·ELF(주가연계펀드)도 투자 대안으로 자주 언급됐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양재PB센터 정성진 팀장은 "여유 자금이 있다면 ELS나 ELF 투자가 가능하다"며 "기초자산(주가지수 등) 가격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위험도는 좀 낮아지고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오 팀장도 "최근 출시된 ELS의 경우 구조 자체가 괜찮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종합주가지수를 잡는데, 아무리 증시가 회복했다지만 코로나 이전보다는 15% 정도 낮은 상태라 기초자산의 기준가 자체가 낮다"며 "최근 초기 6개월에 -2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5%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ELS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ELS·ELF의 경우 주식 시황에 따라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험이 있고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농협 WM사업부 서주원 전문역은 저축보험을 권했다.

그는 "저금리 상황에서 아직 저축보험의 이자율은 2%대"라며 "더구나 저축보험 가운데 3년, 5년 내 최저 1%의 금리를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현시점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낮은 금리 매달리기보다 세제 혜택 따져봐야" 의견도
'제로 금리' 시대 내 돈은 어디에…은행PB들 추천은

0.1%포인트의 금리 차이뿐 아니라 금융상품의 세제 혜택도 꼼꼼히 따져야 할 부분이다.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조현수 PB팀장은 "5년 이상 굴릴 수 있는 돈이 있다면 세금을 떼지 않는 개인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입의무기간 5년)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에 넣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예금의 경우 이자에서 15.4%의 세금을 빼고 지급하는데, ISA 등은 세금을 떼지 않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펀드, 개인형 IRT(개인형 퇴직연금)도 세액공제 혜택이 많다.

조 팀장은 "이들 상품의 경우 납입금에 대한 세액공제가 많기 때문에 특히 젊은 계층은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은퇴 준비 차원에서 노후 자금도 만들고, 소득이 있는 젊을 때 세액 공제와 연말정산 혜택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 "부동산·증시·달러·금, 조정 기다려야"
시중 유동성이 불어나면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주목받는 부동산·주식·금·달러의 경우, 기본적으로 매력은 있지만 현시점에서 이미 꽤 오른 상태라 투자에 유의하라는 경고가 많았다.

신한은행 오 팀장은 "고액자산가 입장에서 부동산은 최근 매력이 적다"며 "이론상으로는 저금리에 부동산 시황이 좋아야 하지만, 양도세 중과 등 투기 억제책이 워낙 강하고 세금 이슈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조 팀장도 "저금리 시대 부동산 투자가 대안일 수 있지만, 현재 부동산은 하락 사이클에 있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너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코로나 사태로 실물경기가 더 나빠지면 실업·소득 감소와 함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팀장은 "다만 앞으로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소식과 함께 경기와 물가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 유보영 한남1동골드클럽센터장은 "사모펀드 등 간접투자에 실망한 분들이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많이 올라 차익 실현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시황이 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국내보다 해외 주식 쪽으로, 특히 미국이나 인도·중국 쪽을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가 많이 빠졌다가 'V'자 형태에 가깝게 회복한 상태지만 변동성 자체가 아직 너무 크다"며 "지금 들어가기에는 2차 팬데믹(세계적 유행) 등에 따른 증시 충격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 역시 최근 6개월 내 15% 이상 오른 상태라 매수를 권하기에는 현재 가격 부담이 있는 상태라고 봤다.

달러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원/달러 환율도 이미 달러당 1천200원대에 이르렀고, 홍콩보안법에 따른 미·중 갈등 위험 등 변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조 팀장은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은행예금 수익률보다 높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언제라도 뺄 수 있는 MMF 등에 넣어뒀다가, 주식이나 부동산 등이 조정을 받아 싼값에 나오면 사들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