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국채 금리 일제히 상승

"국채 매입규모 구체적 언급 없어
실망 매물 나온 것" 분석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렸지만 국고채(국채) 금리는 29일 일제히 오름세(채권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은이 향후 국고채 매입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데 대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8%포인트 오른 연 0.826%에 마감했다. 5년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각각 0.021%포인트, 0.031%포인트 오른 연 1.097%, 연 1.374%에 마감했다.

전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3년과 5년 만기 국채는 각각 0.045%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고 장기물인 10년 만기 국채만 0.003%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이날은 3년물과 5년물 금리마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날 “국채 매입 규모 계획을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 수준은) 구체적인 국채 매입 규모는 물론 정기적 매입 계획까지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가 전날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자본 유출이나 유동성 함정 우려가 없는 금리 수준의 하단)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말한 것도 시장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3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채 물량이 조만간 시장에 대거 풀릴 것이라는 우려도 국채 금리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외환시장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과 미·중 충돌 우려가 겹치며 전날 상승세(원화가치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1원10전 하락한 1238원50전에 마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정부가 확보한 여러 단호한 시장안정 조치를 작동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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