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 분쟁 가열 … 군사 충돌 우려 제기
3일 후인 8일에는 라다크에서 동쪽으로 1200㎞ 떨어진 인도 시킴지방의 나투라 관문에서 비슷한 규모의 또다른 전투가 벌어졌다. 두 사건은 보통 그랬던 것처럼 지역 사령관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몇 주 동안 인도와 중국은 국경 지역에 군대를 더 많이 배치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측에 80~100개의 군사용 텐트가 설치됐고, 인도 측에는 60여개의 텐트가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인도 언론은 라다크, 갈완 계곡, 시킴 등에 중국군 1만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서로가 무단침입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0일 "중국은 국경 지역에서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에는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제안을 거부하고 중국과 직접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경 분쟁은 인도와 중국 사이의 3488㎞에 이르는 국경선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해 왔다. 매년 수백건의 소규모 교전이 발생하지만 대체로 평온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이 인도가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 군사 시설을 설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의 아자이 슈클라 군사전문가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롱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의 기고를 통해 최근 국경 분쟁이 인도의 계획된 조치라고 주장했다. 롱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들어 두 나라는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인도의 적자가 계속 커지면서 갈등의 씨앗이 됐다. 인도가 티베트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중국은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과의 우호를 높이면서 두 나라 사이가 틀어져가고 있다.
중국의 '신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맞선 인도의 국경 인프라 확충이 최근 위기 고조의 원인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인도는 히말라야산맥에 새 도로와 공군기지를 구축했다. 니루파마 라오 전 인도 외무부 장관은 "시진핑의 중국은 영토과 주권 문제에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2년까지 중국 국경지대에 66개의 도로를 확충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도로들 가운데 일부가 최근 충돌이 벌어진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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