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은총재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3월 임시 금통위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낮춘 이후 두 달 만에 금리를 재차 내렸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커지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금리인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은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1.6%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2월 후 최저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가계는 향후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소비를 미룬다.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소비·투자 위축→물가 하락→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이어지는 장기 불황에 빠질 우려도 커진다. 한은 금통위원을 지낸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GDP 디플레이터가 지난해 4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일본의 디플레이션 경로를 답습하고 있다”며 “통화당국이 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조윤제 위원은 금통위 기준금리 심의·의결과정에서 배제됐다. 조 위원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공직자윤리법에서 못박은 상한액(3000만원)을 웃돌아 이해상충 관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금통위의 판단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