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꿈꾸던 소년에서 촉망받는 농부로…'2020 청년농업인대상' 수상


"참 예쁘죠? 곧 있으면 이 나뭇가지에 분홍빛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릴 거에요.

"
[귀농귀촌] ② '분홍빛 복숭아 꿈 주렁주렁'…끝없는 도전 청년 농부 최영씨
26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 구산리의 한 과수원에서 만난 최영(30)씨 눈망울엔 벌써 복숭아 수확의 부푼 꿈이 영글고 있었다.

청년의 미소는 해맑았다.

최씨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농협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2020 귀농귀촌 청년창업 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대상'을 수상했다.

최씨의 삶은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야구선수를 꿈꾸던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아끼던 글러브를 손에서 놔야 했다.

운동에 꽤 소질이 있었지만, 몸무게가 생각만큼 불지 않아 또래보다 힘이 달렸기 때문이다.

고교 진학 후 고민 끝에 진로를 변경한 최씨는 2009년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대학교 무역학과에 입학했다.

좋은 직장을 구해 어려운 살림에도 학창 시절 운동을 뒷바라지한 부모님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침체한 지역 경제 여파로 청년을 구하는 마음에 드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최씨는 다시 한번 '또 다른 도전'을 결심했다.

전북 귀농·귀촌 학교에서 운영하는 청년 마이스터 양성 과정에 뛰어들었다.

농사에 전혀 관심이 없던 그가 진로를 또다시 바꾼 데는 고생하는 부모님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귀농·귀촌 학교에서 초보 농부 과정을 이수한 최씨는 2018년 5월 아르바이트로 모은 400만원으로 고추와 옥수수 종자를 샀다.

아버지 지인의 도움으로 전남 순천 송광면 인근에 작은 땅도 빌렸다.

600평 남짓한 밭에 고추와 옥수수를 나눠 심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푸른 꿈'에 기뻐하던 그에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시련이 닥쳤다.

산에서 내려온 고라니들이 옥수수밭을 한순간에 엉망으로 만들었다.

밭 대부분이 파헤쳐져 상품성 있는 옥수수는 손에 꼽기도 힘들었다.

[귀농귀촌] ② '분홍빛 복숭아 꿈 주렁주렁'…끝없는 도전 청년 농부 최영씨
고라니 떼 습격에 종잣돈 절반 이상을 날린 최씨는 굴하지 않고 '제3의 길' 모색에 나섰다.

대학교 때 배운 온라인 마케팅을 십분 활용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순창 레드향 농가를 도왔다.

포털사이트 스마트상점과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레드향 3㎏들이 400상자를 순식간에 팔아치웠다.

최씨는 고추 수확과 고로쇠 수액 채취, 레드향 판매 중개 수수료 등을 통해 지난해 3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비교적 안정적 수익원이 생겼지만, 최씨는 또 한 번 도전을 꿈꾸고 있다.

청년 영농정착지원금을 밑천 삼아 올해 순창의 복숭아 과수원을 빌렸다.

650평 정도로 넓지는 않지만, 혼자 일하기에는 적당했다.

정성 들여 키운 복숭아를 다양하게 가공해 판로까지 개척하는 스마트팜 6차산업을 시작하는 게 최씨의 새로운 목표다.

최씨는 "학창 시절 운동을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농사에 뛰어든 게 벌써 3년이 지났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우고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농사일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