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수입 관리,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선호
"대부분 회사가 사납금 유지…단속 강화해야"

"법을 지키면 지킬수록 오히려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전남 여수시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요즘 기사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 걱정이 크다.

"법을 지켰는데"…사납금 없애자 운영난 처한 택시회사
택시 30여대를 운행하는 김씨의 회사는 올해 들어 기사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10여명만 남았다.

갑자기 기사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은 올해 초 운수사업법이 바뀌면서 택시운송 수입금 전액 관리제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법이 바뀌기 전에는 기사들이 매일 11만원을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고 기본급으로 60∼80만원을 받았다.

사납금만 내면 나머지 수입은 기사들이 챙길 수 있었지만, 수입금 전액관리제가 도입되면서 모든 수입을 회사에서 관리하게 됐다.

택시 노동자 처우 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전액관리제를 도입했지만, 여수지역 택시회사들은 여전히 사납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A씨는 "기사들이 여전히 사납금 제도를 선호해 회사를 떠나고 있어 사실상 부도 직전에 처할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며 "법을 지키는 회사는 운전기사가 부족해 운영이 힘들고 사납금을 고수하는 회사는 기사가 넘쳐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입금 전액관리제는 운전자들에게 수익을 월급으로 주는 형태로 사실상 열악한 지방 택시회사에는 맞지 않은 제도"라며 "관리 감독을 해야 할 여수시는 공문만 보낼 뿐 적극적으로 단속을 나서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납금을 낸 회사로 이직한 택시기사는 "사납금을 11만원만 내면 나머지 수입을 모두 가져갈 수 있어 좋았는데, 수입금을 모두 회사에서 관리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는데 수입이 적은 날은 회사 눈치도 봐야 해서 관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올해 초부터 택시회사에 수입금 전액관리제 도입 사실을 알리고 공문을 보내 지도 관리에 나섰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현장 지도를 하지 못했던 여수시는 이번 주부터는 택시회사를 직접 찾아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택시 운송 수입금 전액관리제는 노사 협약 사항으로 곧바로 도입하는데 다소 애로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시행 초기여서 홍보에 집중했으나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다소 완화됨에 따라 현장에서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수시의 법인택시 회사는 19개로 624대가 운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