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 전 기획한 항공·숙박 혜택 새 카드 계속 출시
기존 유사 카드 고객민원 이어져…업계, 기한연장 등으로 달래기

"있는 것도 못 쓰는데"…카드사 여행 연계 마케팅 '민망'
NH농협카드는 BC카드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에어머니 카드'를 최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이용금액의 0.8∼1.6%를 항공 마일리지가 아니라 '에어머니'라는 고유한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사용자는 인터파크투어 등에서 구매한 항공권을 에어머니로 할인받을 수 있다.

원하는 구간·시기의 항공권 확보가 매우 까다롭다는 기존 항공 마일리지와 달리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마일리지 혜택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여행자보험 서비스와 세계 각지의 공항라운지 이용 서비스도 덤으로 따라간다.

같은 시기에 신한카드가 출시한 '신한 클래식에스카드'도 전 세계 1천여개 공항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혜택을 내걸었다.

해외나 면세점에서 카드를 쓰면 포인트 적립률이 국내 일반 가맹점의 3배로 올라간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항공 마일리지나 공항 라운지 이용 등 여행 혜택은 의미가 없어졌다.

'역대급' 혜택을 내걸어도 소비자로선 당분간 누릴 길이 없다.

"있는 것도 못 쓰는데"…카드사 여행 연계 마케팅 '민망'
앞서 발행된 여행 특화 카드 고객들조차 가입 때 약속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카드 고객센터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항공이나 숙박 바우처 등 상대적으로 고가의 여행 혜택이 포함된 카드는 연회비도 일반 카드보다 훨씬 비싸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바우처의 사용기한을 연장해주거나 다른 상품권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고객 불만에 응대하고 있다고 24일 설명했다.

"있는 것도 못 쓰는데"…카드사 여행 연계 마케팅 '민망'
사정이 이러한 데도 여행 특화 새 카드가 나오는 건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에 개발된 상품으로 출시를 마냥 미룰 수가 없고, 국내 여행 수요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발적 집단감염과 학생 감염으로 불안이 불식되지 않았고 기온이 다시 떨어지는 가을철 '2차 유행'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크다.

최근 여행 연계 카드를 출시한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제주도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을 거론하며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진정되면 여행 연계 카드에 관한 관심도 다시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리라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숙박·항공 바우처 사용기한을 올해 10월까지로 연장했지만, 추가로 연장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