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카드가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신청 건수와 금액(하루평균)에서 1위에 올라섰다. 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 금융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가 농·축협 지사무소 및 농협은행 지점을 방문해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핏줄 점포망'의 힘…농협, 재난지원금 신청 1위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현장 신청이 시작된 지난 18일부터 농협카드가 신청 건수 및 금액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신청이 가능해진 뒤 NH농협카드의 신청 건수는 다른 카드회사를 모두 합친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신청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신한카드가 건수 및 액수 기준 1위였다. 회원 수가 가장 많은 데다 체크카드 연계 영업이 가능한 신한은행을 계열사로 뒀기 때문이다. NH농협카드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와 같은 전업카드사가 아니라 농협은행 소속 겸영 카드사다. 그럼에도 NH농협카드가 전업카드사를 따돌리게 된 건 여느 금융사보다 많은 ‘대면 창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범농협’ 금융점포는 특수은행인 농협은행 지점 1135개와 지역 농·축협 지사무소 4793개를 더한 총 5928개에 달한다. 지점 수 1017개로 농협에 이어 국내 은행 중 2위인 국민은행의 약 6배, 재난지원금 현장 신청이 가능한 전국 행정복지센터(2700여 개)의 두 배 수준이다.

농협은 디지털 소외계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 촘촘한 ‘실핏줄망’을 갖추고 있다. 이런 장점이 재난지원금 신청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촌의 70대 이상 노인 세대주가 스마트폰 앱으로 지원금을 신청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지점을 방문하는 고령 소비자에게 지원금 사용처 안내, 피싱 예방 교육을 꼼꼼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처럼 전국망을 갖춘 협동조합인 새마을금고와 신협, 수협에서도 지역 주민의 재난지원금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초기 은행 직원들에게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농협 간부들은 재난지원금 기부 릴레이를 벌이고, 범농협 차원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농촌 봉사활동과 구호 물품 기부 등도 활발히 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