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업계 "공기청정기 올해는 안 팔리네"
지난해 상반기 ‘대박 가전’으로 불리며 전 렌털업계의 효자상품이 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20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이 분야 대표기업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지난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코웨이는 정확한 감소폭을 공개하지 않았고, 청호나이스는 2.8% 줄었다고 밝혔다. 교원 웰스는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렌털업계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공기청정기는 올해도 매출 성장 기대가 컸으나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지난해 20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SK매직은 올해 70%에 그쳤다. 쿠쿠, 현대렌털케어도 매출은 늘었지만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공기청정기 매출 증가율이 내리막길을 타는 핵심 원인은 코로나19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코웨이 관계자는 “작년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간 발생하면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는 작년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하지 않고, 코로나19에 국민의 우려가 집중되다 보니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작년만큼 크게 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동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4㎍/㎥로 파악됐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한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9㎍/㎥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이다.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에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바람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자체가 감소한 덕이다.

공기청정기업계는 2분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슈가 1분기에 비해 한풀 꺾인 데다 가정의 달인 ‘5월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서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 등 주요 기업은 공기청정기를 대여하면 월 렌털요금을 할인해주거나, 일정 기간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만 한 ‘대박’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렌털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있는 한 공기청정기 수요는 꾸준하겠지만 올해는 ‘대박상품’ 타이틀을 걸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