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코로나 사태에 세기의 가뭄까지 '설상가상'
동유럽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농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와 가뭄이란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루마니아와 폴란드 일부 지역의 가뭄 수준은 100년 만에 최악이고 체코는 이보다 더 심해 500년 만에 가장 극심한 한발로 불린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동유럽에 닥친 가뭄으로 농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식량안보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체코농업협회의 마틴 피차 회장은 "식량 안보가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우리가 중국에 의료 지원을 의존했지만, 가뭄 문제는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식량은 바로 생산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밀 수출이 많은 루마니아에서는 이번 가뭄으로 연간 평균 900만t에 달하던 밀 생산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루마니아 정부는 지난 3월 EU 외 지역으로 밀 수출을 일시 금지했고 세계 농산물 시장에도 한때 파장이 일었다.

다만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질타를 받은 루마니아가 수출 금지를 1주일 만에 해제하고 다른 나라의 밀 작황은 좋아 국제 재고가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 무역에는 큰 충격을 미치지 않았다.

바르샤바 소재 농업식량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폴란드 역시 올해 곡물 수확이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