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대여금고 비교
KB국민·신한은행, 직장인에게도 이용 기회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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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가끔 고액 자산가들이 은행 내부에 있는 금고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장면을 보면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든다. 나 같은 평범한 월급쟁이도 저런 금고를 이용할 수 있을까? 그래서 국내 4대 시중은행에 직접 문의해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여금고는 화폐, 유가증권, 귀금속 등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는 고객 전용 소형금고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전국 영업점 약 2780곳에서 대여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대여금고의 장점은 보안과 보관 내용물에 대한 비밀유지가 철저하다는 것이다. 대여금고는 은행원이 동행하지 않고 고객 혼자 들어가기 때문에 금고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은행도 알 수 없다.

대여금고 이용에는 보증금과 연 수수료가 부과된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증금은 최저 5만원에서 최고 70만원, 수수료는 최저 1만원에서 7만원 수준이다. VIP(귀빈) 고객의 경우에는 이같은 비용 없이 무료로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다.

고액 자산가만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일부 은행은 고액 자산가에게만 기회를 주고 있지만, 또 다른 은행들은 보통의 직장인들에게도 문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여금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은행에서 정한 이용 고객 기준에 들어야 한다. 필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하나·우리은행은 탈락, 신한·국민은행은 통과다.
은행 대여금고, 자산가 아니어도 쓸 수 있을까[금융실험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대여금고 이용 고객 기준을 살펴보면 당행 수신활동계좌를 보유한 고객 중 기여도가 높은 우수 고객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향후 기여도 등을 감안해 영업점장이 별도로 인정한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은행에서 우수 고객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우수 고객은 보통 해당 은행에 수천만원의 예금을 예치하고 있는 고객을 의미한다. 실제 모 은행 영업점에 방문해 대여금고를 문의한 결과 최소 3000만원의 예금을 예치하면 대여금고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이용 고객 문턱이 낮았다. 신한은행은 특별한 제한 없이 당행 고객이면 누구나 대여금고 이용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KB스타클럽 고객 중 골드스타 이상이면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다. 골드스타 등급은 총자산이 100만원 이상이면서 KB평점 1600점 이상인 고객이다.

총자산은 은행자산(총예금평잔), 손해보험·생명보험자산(총납입보험료), 증권자산(주식평가가액, 펀드평잔, 기타상품평잔)의 최근 3개월 평잔 합계가 100만원 이상이면 된다. KB평점은 은행 입출금예금평잔이 1600만원 이상이면 기준 점수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대부분의 대여금고가 사용 중인 상황이라 비어있는 대여금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기존 고객이 사망하거나 이민을 가야 기회가 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그나마 남은 기회는 새로 개점하는 은행 영업점을 노리는 것이다. 이미 꽉 차 있거나 한 두 개 비어있는 기존 영업점보다 신규 영업점이 대여금고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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