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사람 다 나갔나"…4대 은행 임직원수 '제자리'
국내 시중은행들의 임직원수 줄이기 속도가 잦아들고 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은행들은 최근 4년 간 6000명이 넘는 임직원을 감원했다. 하지만 최근 1년 간 퇴직한 임직원은 400명에 그치며 '나갈 사람은 다 나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기준 임직원 수는 5만9656명으로 전년 동기(6만3명) 대비 0.6%(347명) 줄었다. 희망퇴직이 한창이던 2016년 3월 말(6만6345명)과 비교해서는 10.1%(6689명)가 감소했다.

추세를 보면 최근 들어 감원 속도는 크게 더뎌진 모습이다. 매년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임직원수 증감률은 2017년 -5.9%, 2018년 -4.3%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0.4%가 늘었다. 신한·우리은행이 각각 계열사를 편입하고 지주사로 전환하며 임직원수를 200~400명 늘렸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임직원수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연간 1500~2000명 가량이 떠났던 2년 전과 비교하면 큰 폭의 구조조정은 사라졌다.

반면 은행 지점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지점 수는 3466개로 전년 동기 3548개 대비 2.31%(82개) 감소했다. 1분기 기준 매년 증감률은 2017년 -4.3%, 2018년 -3.1%, 지난해 -0.7%를 보였다.

지난해 감소세가 소폭 잦아들었지만 올 1분기에만 63개의 지점이 사라지면서 감소세는 계속됐다. 4년 전과 비교해서는 총 387개의 지점이 폐쇄됐다. 임직원수 감소세가 잦아든 상황에서 지점 감소 속도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빨라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인원 감축과 지점 폐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46%로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또 올 1분기 국내은행 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1년 새 7000억원 줄었다.

다만 최근 5년 간 희망퇴직 및 지점 통폐합 작업이 이뤄진 만큼 더 이상은 큰 폭의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된 건 사실이지만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진우/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