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가 들어설 효성의 울산 용연 공장.  효성 제공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가 들어설 효성의 울산 용연 공장. 효성 제공
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수소 모빌리티 사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효성은 글로벌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연산 1만3000t 규모로 총 10만 대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물량이다. 효성화학의 용연 공장에서 부생수소가 나오면 린데그룹이 보유한 수소액화기술 및 설비를 적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투자가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수소충전소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효성은 린데그룹과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에 120여 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액화수소 충전인프라 사업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이미 2000년부터 압축천연가스(CNG) 충전기를 납품하면서 수소충전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현재 수소충전소 시장 점유율 1위(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쉽게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다”며 “충전 속도도 기체수소보다 네 배가량 빨라 수소버스나 트럭 등 대형 수소자동차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이 2011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도 효성의 수소 사업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면서 무게는 철의 4분의 1 수준이다. 효성은 수소차의 연료탱크 제조 소재로 탄소섬유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연료탱크용 탄소섬유를 개발하고 있다. 2028년까지 전북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연 2만4000t을 생산할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