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용 송전선 수출…美 6대 업체로 성장"
“꾸준한 품질과 철저한 신용만이 글로벌 전력 케이블 시장의 후발 주자인 우리 제품이 인정받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충열 서울전선 대표(사진)는 글로벌 전력 케이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비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전선은 전력 케이블을 주로 생산하는 매출 16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약 44%가 수출 물량이다. 서울전선은 2010년 무역의 날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수출 6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8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 127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풍력발전용 송전선 수출…美 6대 업체로 성장"
서울전선은 2010년부터 미국 신재생에너지업계에 35㎸급 지중 배전(URD) 케이블을 납품하고 있다. 주로 풍력 발전기의 송전용 케이블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현지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매년 4000만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URD 케이블은 수분 침투를 막기 위해 수밀테이프를 접착하는 대신 수밀 파우더 기술을 적용해 발열량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미국 수출을 개시하고 2~3년은 이렇다 할 실적 없이 현지 업체들과 경쟁했다”며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과 품질 개선 노력으로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6대 URD 케이블업체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선박용 케이블도 서울전선의 주력 수출 상품이다. 선박 또는 해양 구조물에 사용되는 선박용 케이블 제조에는 육상용 케이블보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 업체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 규격인 일본 JIS, 노르웨이 NEK,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에서 주요 선급 인증을 획득하며 선박용 케이블 제조기술력을 쌓아 왔다. 이 대표는 “러시아, 싱가포르까지 선박용 케이블 판로를 확장한 데 이어 최근 극지에서 사용 가능한 영하 62도 수준의 케이블을 개발해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전선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5세대(5G) 이동통신 및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그린 에너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9명의 전문연구인력으로 구성된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 활동을 활발히 지속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