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유상증자 참가 1년만에 청약가보다 30% 하락
2차 명퇴 이어 일부 휴업 예고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1년 전 우리사주 청약 때 품었던 기대와 달리 주가 하락과 구조조정이라는 우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보호예수가 이달 말이면 해제돼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분위기는 싸늘하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5일 종가 3천915원으로 지난해 5월 우리사주 청약가(5천550원)에 비해 30% 떨어졌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지난해 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해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1천685만6천677주(7.84%), 936억원어치에 달했다.

㈜두산 다음 2대 주주다.

당시 유상증자는 직원들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 소화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젠 주가가 더 내려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약 4천800억원으로 두산건설에 3천억원 지원을 하고 나면 관련 부담은 거의 정리될 것으로 추정됐다.

두산건설은 그 전해 말에 5천억원을 상각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고 모회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됐고 두산중공업은 급히 채권단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2007년 11월엔 장중 한때 19만원이 넘었다가 이후 계속 흘러내렸다.

우리사주 산 두산重 직원들,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이달 8일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1천362만212주(5.38%)로 줄었다.

경영난 해소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상당수 직원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겪게 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차 명예퇴직에 이어 일부 휴업을 계획하고 있다.

15일 명예퇴직 신청 마감 결과를 보고 휴업 규모를 결정할 계획인데 명퇴 신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3천700억원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명퇴 관련 비용 1천380억원이야 예견된 지출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금융비용이 더 치솟았다.

외화환산손실이 작년 4분기 297억원에서 958억원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990억원에서 3천126억원으로 커졌다.

두산밥캣 주식과 관련해 증권사들과 맺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두산밥캣 주식이 기준가보다 낮으면 차액을 물어주는 조건인데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했다.

작년 8월에 1년 연장한 것이 악수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에서 2조4천억원을 받아 급한 불을 끈 대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두산중공업은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외부환경 변화로 경영실적이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악화했다.

2014년 이후 발생한 손실 누적으로 3월 말 유동차입금이 4조700억원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조7천450억원 초과하는 등 계속 기업으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세부 내용이나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타워, ㈜두산의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반에 걸친 실사가 끝나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실사는 삼일회계법인이 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두산그룹 자구안 실행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안정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사주 산 두산重 직원들,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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