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대한항공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 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에 나서기로 했다.

한진칼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한진 관계자는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가치 유지와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증자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보유 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을 통해 오는 7월까지 증자 대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유상증자 후에도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00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11억원이라 추가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자회사인 정석기업의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칼이 지분 48%를 보유한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및 신관, 인천 인하국제의료센터 등의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석기업의 부동산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진칼의 100%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호텔 중 하나를 파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진칼은 지난 3월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진 관계자는 “5~6월 매각 및 차입 방안이 구체화되면 이사회를 열어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