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항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소강 국면을 보이며 항공사마다 일부 노선 운항 재개 등을 검토하던 터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도로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와 국토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이날부터 2주간 예정된 각 항공사의 국내선 운항 횟수는 출발 6천617회, 도착 6천615회 등 총 1만3천232회다.

하루 평균 945편의 국내선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셈이다.

이는 대구 신천지발 집단 감염으로 국내선 여객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던 3월 1∼14일 국내선 운항 횟수가 7천284회(출발 3천643회, 도착 3천641회)로 쪼그라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1.8배로 늘어난 수치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에 날개 펴려던 항공업계 '한숨'
황금연휴(4월30일∼5월5일) '반짝 특수'를 누린 이후 국내선 운항 횟수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항공사별로 향후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던 분위기가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으로 다시 우려로 바뀌고 있다.

당장 국내 여객 수요가 위축될 것을 고려해 항공사별로 신규 확진자 발생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선 스케줄 변경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태원발 감염이 직접적으로 항공 수요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최근 회복되는 초기 단계였던 점을 고려하면 (심리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별로 항공기 소독과 승무원 발열 검사, 탑승객 마스크 착용 등 기존에 실시하던 방역 조치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에 날개 펴려던 항공업계 '한숨'
제주항공은 이달 말까지 국내선 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항공 탑승객 전원에게 개인용 손 소독제를 제공하는 '건강한 여행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에어부산은 모든 노선의 탑승구 앞에 손 소독제 자동분사기를 비치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앞서 지난달 25일 국내선 공항 전 지점의 항공편 탑승구 앞에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한 데 이어 최근 여객 조업사의 사업 항목에 소독업을 등록, 자체 방역 능력을 강화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초기 해외 각국에서 한국을 위험 지역으로 인식하며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했던 것처럼 이번 이태원발 집단 감염에 따른 2차 영향으로 해외의 입국 제한 조치가 다시 강화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번 주 대한항공(13일)과 아시아나항공(15일), 티웨이항공(15일), 진에어(15일) 등 줄줄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항공업계로서는 우울한 한주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은 2천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감소했다.

대한항공이 화물 부문의 선방으로 1천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2천4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분기 영업손실이 3천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국제선을 '셧다운'한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줄줄이 수백억원대의 '마이너스' 성적표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는 사상 최악의 적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 만큼 이태원발 집단 감염의 확산 여부에 항공업계의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에 날개 펴려던 항공업계 '한숨'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소강 국면이었던 만큼 이태원발 집단 감염이 최대한 빨리 진정되면 여파가 크지 않을 것 같은데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분위기는 다시 냉각될 것"이라며 "대구 신천지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2월 말 3월 초가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그때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