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수출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수출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충격이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69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5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5월 1~10일(128억8000만달러) 실적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작년과의 조업일수 차이를 반영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30.2% 줄었다.

수출은 올 2월 3.8% 증가 → 3월 0.7% 감소 → 4월 24.3% 감소 등 부진이 커지고 있었다. 이달은 10일까지 실적이지만 감소폭이 50%에 육박해 월 수출 역대 최대 감소 기록을 깰 것이 유력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기록한 34.5% 감소가 역대 가장 큰 하락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줄었지만 해외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감염세가 심각해 수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한국 수출의 '대표 주자' 대부분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승용차 수출은 80.4% 급락했다. 석유제품(-75.6%), 무선통신기기(-35.9%), 반도체(-17.8%) 등도 두자릿수 감소를 보였다. 다만 조선은 이달 초 대형 선박 수주 건이 있어 55.0% 수출이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54.8%), 유럽연합(-50.6%), 베트남(-52.2%) 등으로의 수출이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중국발 수출도 29.4% 감소했다.

5월 1~10일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7.2% 감소한 95억5000만달러였다. 원유(-73.8%), 정밀기기(-20.1%)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69.7%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향후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입 감소보다 수출 감소가 큰 탓에 무역수지는 26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99개월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수출입 추세가 이어지면 두 달 연속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