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거스름돈으로 투자하는 ‘잔돈금융’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8일 ‘동전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1000원 미만 금액을 알아서 계산해 미리 지정해둔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현금을 충전하는 ‘카카오페이 머니’뿐만 아니라 연동한 신용·체크카드로도 할 수 있다. 설정 방법은 간단하다. 원하는 펀드 상품을 고르고 ‘자동 투자’를 선택하면 끝난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도 대표적인 잔돈금융 상품이다. 평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이용자가 지정해둔 입출금 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알아서 모아준다. 돼지저금통처럼 얼마가 쌓였는지 정확한 액수는 확인할 수 없다. 10만원을 모두 모았을 때 귀여운 ‘라이언’ 캐릭터가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 뿐이다. 기업은행의 ‘IBK평생설계저금통’도 잔돈금융을 겨냥했다. 카드 사용 때 결제 금액의 1만원 미만 잔돈이나 1000원 단위로 선택한 금액이 적금이나 펀드 계좌로 실시간 이체된다.

차곡차곡 모은 잔돈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는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마존, 애플, 스타벅스 등 해외 유명 주식을 0.01주 단위부터 살 수 있다. 방식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카드를 쓰고 남은 1000원 혹은 1만원 미만의 돈을 투자하는 ‘자투리 투자 방식’이다. 최소 100원부터 2만원 사이의 금액을 미리 설정하면 결제할 때마다 해당 금액이 자동으로 인출돼 투자금으로 쓰이는 ‘정액 투자 방식’도 있다.

잔돈금융 전용 앱도 있다. 지난해 출시된 ‘티클’이다.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결제할 때마다 1000원 미만의 금액이 자동으로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제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쌓인다. CMA에 쌓인 돈이 1만원이 되면 개인 간(P2P) 금융업체 데일리펀딩을 통해 부동산이나 기업 매출채권 등의 상품에 투자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