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2분기 저점으로 U자형 반등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수출이 1분기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만 감소 폭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경쟁국보다 완만한 수준이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7일 내놓은 '코로나19의 수출 영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1∼3월 한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수출이 반등해 1분기 전체로도 상승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코로나19가 돌발 악재로 작용하면서 결국 소폭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충격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1분기 수출 1.4% 줄었지만 일본 -5%, 중국 -13% 비해선 '선방'
오히려 미국 -3.1%, 독일 -4.0%, 일본 -5.4%, 홍콩 -10.7% 등 주요 경쟁국은 한국보다 훨씬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12.8%)와 중국(-13.4%)의 감소율은 한국의 9배가 넘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분기 수출이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가격 하락,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인해 단가가 7.7% 하락했는데도 기존 계약분이 나가면서 물량은 오히려 5.8%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2분기부터의 상황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3월까지는 중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하루평균 수출이 부진했지만, 4월에는 미국과 유럽 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과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하루평균 수출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4월 한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급감했고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주요 업종별로는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전기·전자 등 전방산업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이 감소하고 제조업과 건설경기 위축으로 철강, 기계 등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2∼4월 하루평균 수출 감소분의 72.4%를 석유제품, 석유화학, 선박, 자동차, 반도체가 차지했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2분기에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인 이후 부진이 점차 완화되는 U자 반등의 양상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수출 1.4% 줄었지만 일본 -5%, 중국 -13% 비해선 '선방'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속에서도 소비패턴과 생활방식 변화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국 제품의 수출은 오히려 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청정 가전, 의료용품, 건강보조식품, 위생용품 등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집에서 식사·미용·운동을 하는 트렌드가 확산해 간편 식품, 주방용품, 운동·레저용품은 유망 수출품목으로 떠올랐다.

재택근무나 온라인강의 전환 등으로 인한 홈오피스 구축, 비대면 의사소통과 배송을 위한 디지털 장비의 필요성도 커졌다.

보고서는 "세계적인 경기 부양책의 효과로 3분기 이후 유망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기업은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경영전략을 재점검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정부는 수출 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