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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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이탈리아 헬스케어(보건) 사모펀드를 127억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정부 산하 지역보건관리기구(ASL)에 청구하는 진료비를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18년 5월부터 127억원 규모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를 판매했다. 운용사는 DB자산운용으로 운용기간은 2년2개월, 만기일은 오는 7월20일이다.

신한은행 헬스케어 펀드의 기초자산은 하나은행이 판매한 헬스케어 펀드와 동일하다.

하나은행은 투자자 408명에게 1188억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판매했다. 펀드 기간은 2~3년으로 만기일은 내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다. 다만 일부 펀드의 경우 설정일로부터 1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회수가 가능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초자산인 채권의 회수가 지연됐다.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펀드의 가치도 떨어졌다. 하나은행은 최근 실사를 통해 해당 펀드의 손실률이 42~61%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자에게 선제 배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나은행이 제시한 배상안은 두 가지다. 펀드 수익증권의 공정가액 상당액과 손해배상금을 지급받는 대신 증권을 은행에 넘기는 방안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투자원금의 절반을 가지급금으로 먼저 지급하고, 향후 투자자금이 회수되면 나머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도 펀드 손실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용사인 DB자산운용과 예상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만기 연장 등의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만기일이 두 달 넘게 남은 만큼 만기 연장이 확정된 건 아니라는 게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상적인 펀드 상환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만기 연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진우/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