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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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동반 하락한 데다 실물경제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전년 동월 대비)로 집계됐다. 대구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월(-0.1%) 후 처음이다. 경북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8~11월에 4개월 내림세를 보인 경북의 소비자물가는 5개월 만에 재차 하락세로 전환했다.

두 지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국 평균(0.1%)을 크게 밑도는 등 저물가 상황이 유독 두드러진 것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자정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1만804명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비중은 76.1%(8222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대구·경북의 실물경제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와 경북의 광공업 생산액은 각각 4.7%, 0.7%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광공업 생산액이 7.1%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3월 대구와 경북의 대형판매점 판매액은 각각 40.1%, 20.8% 감소했다. 이 같은 소비와 생산 부진으로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소비가 재차 위축되고 물가가 다시 내려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두 지역을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는 배경이다.

자산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전달에 비해 0.12% 하락하는 등 2017년 5월 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경북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0.09% 하락했다. 이 지역 집값은 2016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2020년 2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 물가는 물론 주택을 비롯한 자산 가격까지 동시에 하락하는 경우를 디플레이션으로 정의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가 재작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징후가 두드러졌다"며 "코로나19 충격이 한국 경제를 디플레이션 한복판으로 밀어넣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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