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도착해 미리 준비한 A4 용지 세 장 분량의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다음은 사과문 주요 내용.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합니다.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입니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