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9일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롯데지주 제공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9일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롯데지주 제공
국내 1위 오프라인 유통기업 롯데의 협력사들은 식품·패션 등 내수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침체되며 직격탄을 맞은 곳들이다. 롯데는 생존 위기에 놓인 중소 협력사 자금난에 숨통을 터주고, 이들의 제품 판매 지원에 적극 나서며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물품 대금 지급 횟수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지급 주기를 한 달에서 2주로 단축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파트너사 400여 개 업체를 돕기 위해서다. 물품 대금은 월 500억원 규모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총 1500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중소 파트너사를 위한 금융 지원 대책도 확대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7월 중소 협력사들에 저금리 금융 지원을 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출연했다. 그간 롯데면세점과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에 한정된 지원대상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2차 협력업체들까지 넓혔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롯데피트인 등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놓인 입점업체들의 3, 4월 임차료를 최대 30% 낮췄다. 입점업체 3곳 중 2곳꼴인 760여 개 브랜드가 임차료를 감면받았다. 앞서 임차료 납부를 3개월간 유예하고, 입점업체들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영업시간 단축도 허용했다.

롯데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침체와 수출 급감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농가들의 상품 판로를 확대하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화훼농가를 돕는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지난달 동참했다. 이 캠페인은 졸업식과 입학식 등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급감한 화훼농가들을 돕기 위해 꽃다발을 구매하는 캠페인이다. 롯데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위생과 방역 담당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남대문 꽃시장에서 구매한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했다.

롯데마트는 총 판매량 1500여t, 70억원 규모의 농·수·축산물 농가 판매 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 3월 수출길이 막히고 국내 소비가 줄어 어려움에 처한 어가들을 돕기 위해 ‘광어 및 전복 소비 촉진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수출이 감소한 통영의 바다장어 어가들을 위해 20t가량의 바다장어 판매에도 나섰다.

롯데는 지난달 600t 물량의 과일, 채소 등 농산물을 매입해 ‘우리 농가 살리기’ 행사도 열었다. 사과 농가를 위해 흠집이 나 출하가 어려운 사과 300t가량을 매입해 할인가에 판매했다.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 급식에 식자재를 공급하던 농가들도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롯데마트는 이들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친환경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단법인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협업해 대파, 양송이, 양파 등 140여t의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초 인기 패션 및 잡화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가로 판매하는 ‘쇼킹 프라이스, 창고 대(大)개방’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매출이 급감한 협력사의 재고 부담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쇼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다. 단독 인기 패션 브랜드의 봄 신상품을 최초로 가격 인하해 판매하고 특집전 등을 선보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