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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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청년층 세혜택 계좌의 현금 인출 위약금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영 재무부는 생애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현금 인출 때 부과하는 위약금을 종전 25%에서 20%로 인하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내년 4월 5일까지 시행하는 한시 조치다. 재무부는 “전례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도저히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일부 가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생애 ISA는 만 18~39세의 현지 거주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세혜택 상품이다. 영국 시민권이 없어도 현지에서 일하고 있다면 가입할 수 있다. 연간 4000파운드(607만원)까지 납입하면 정부가 25%인 1000파운드(152만원)을 매년 보너스로 보조하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이자소득세도 없다. 한 번 가입하면 50세가 될 때까지 매년 이런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대신 생애 첫 주택 구입(주택 가격 45만파운드 또는 한화 6억8600만원 이하)이나 만 60세 이후에만 위약금 등 별도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다. 사실상 노후대비 금융상품 성격이 강한 장기 상품이란 얘기다. 파격적인 혜택 덕에 영국에선 필수 가입상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도 2016년 ISA 제도를 도입했지만 세제 혜택이 크지 않은 탓에 가입자 수가 200만여명에 그치고 있다. 가입 한도는 영국보다 훨씬 높은 1인당 연간 2000만원(5년간 1억원)으로 설정됐으나 연 200만원 한도의 비과세 혜택만 주고 있다. 한국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가입 대상자를 종전 근로·사업소득자뿐만 아니라 은퇴자 휴직자 등으로 넓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