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식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쿠캣은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매장을 열었다. 작년 4월 서울 잠실에 이은 쿠캣의 오프라인 ‘2호 매장’이었다. 약 360㎡ 크기의 이 매장에선 쿠캣이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개성 넘치는 상품들이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푸딩 계란찜’ ‘양념 생연어장’ ‘딸기 크림떡’ 등 SNS에서 화제가 됐던 쿠캣의 자체상표(PB) 상품들이었다. ‘나루생막걸리’ ‘안동진맥소주’ 등 전통주도 있었다.

한쪽에선 이들 상품을 전자레인지 등을 통해 데울 수 있는 ‘셀프 조리대’와 식당처럼 음식을 조리해주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쿠캣 버전의 편의점 같은 느낌이었다. 방문객은 대부분 10~20대 젊은 층. 한 20대 방문객은 “온라인에서 쿠캣 상품을 많이 주문해서 먹고 있는데, 회사 근처에 매장을 열었다고 해서 들렀다”고 말했다.

이문주 쿠캣 대표는 “20㎡ 크기의 잠실점은 현재 월 매출 7500만원 수준으로 직장인과 주부 등 다양한 고객이 방문한다”며 “홍콩 등 해외에 팝업스토어 등 추가 매장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캣뿐만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e커머스가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사례는 최근 줄을 잇는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지난달 23일 서울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스토어 ‘공간 와디즈’를 열었다. 와디즈는 펀딩을 통해 스타트업이 다양한 상품을 시도해 보는 곳이다. 현재는 펀딩보다는 온라인 장터 역할에 더 가깝다.

공간 와디즈에선 투자자가 와디즈에서 펀딩을 받고 있는 제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영화 시사회 등 투자자와 펀딩 프로젝트의 제작자가 만나는 행사도 연다. 반응은 뜨겁다. 정식 오픈 전 시범 운영을 했던 지난달 셋째 주말(4월 18~19일)에 1000명 이상 방문했다.

온라인 패션업체 무신사도 작년 9월부터 서울 홍대입구역 쇼핑몰 AK&에서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테라스’를 운영 중이다. 무신사 입점사들이 신상품을 소개하고 실시간으로 반응을 체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점 업체 대부분은 온라인 패션업체들이다. 이들은 무신사 테라스에서 고객의 반응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방문객 중엔 중국인도 많다는 게 무신사 테라스 측 설명이다. 티몬도 오프라인 매장 ‘티몬팩토리’를 수원 광교와 위례신도시 등에 낸 바 있다.

이들이 오프라인에 진출한 이유는 ‘팬덤’(열성 팬)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쿠캣 와디즈 무신사 등은 주력 고객이 20~30대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은 기업들과 경험하고 소통하길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온라인 매장을 통해 더욱 회사와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면도 있다. 티몬은 티몬팩토리 매장에서 확보한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온라인 상품 기획에 활용한다. 티몬팩토리에서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담고, 연관 상품으로 구매한 것이 무엇인지 살핀다. 이 정보를 제조사에도 제공한다.

브랜드를 대중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주부와 중장년층 등 온라인몰에 잘 오지 않는 고객도 찾아온다. 이는 단순히 광고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