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린데 손잡고 3000억 투자

하루 35t 생산…2022년 완공
수소차 10만대 충전할 분량

조현준 회장 "수소경제 시대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확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이 28일 액화수소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효성그룹 제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이 28일 액화수소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이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국내에 짓기로 했다. 수소연료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이자 신사업 진출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에 이어 수소경제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

(주)효성은 28일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독일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 충전시설 설치 및 운용을 위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체결식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 등이 참석했다.

효성그룹은 30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연간 1만3000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관련 사업을 린데그룹과 함께 벌이기로 했다. 공장은 효성의 울산 용연공장 내 약 3만㎡ 부지에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된다. 이를 위해 효성과 린데그룹은 올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합작법인 지분은 절반씩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건설하는 액화수소 공장은 하루 생산량 35t으로 세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연간 수소전기자동차 10만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지금은 린데그룹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운영하는 하루 생산 34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이 단일 설비로 최대 규모다.

수소충전 사업은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면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저장과 운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효성이 액화수소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효성 관계자는 “수소가 영하 253도에서 액체화되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든다”며 “탱크로리 1대에 운반할 수 있는 양도 기체 상태에서는 250㎏에 불과하지만 액화수소는 이보다 14배 많은 3500㎏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소를 액화 상태로 만드는 기술은 린데그룹과 미국 에어프러덕트,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 전 세계에서 3개 회사만 보유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관련 기술을 취득하기 위해 린데그룹을 선택했다. 1879년 설립된 린데그룹은 지난해 산업가스 부문에서 매출 280억달러(약 34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효성그룹은 액화수소 생산을 토대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도 밝혔다. 탄소 기반 에너지에서 수소 기반 에너지로 사회가 변하면 자동차뿐 아니라 기차, 선박, 드론, 지게차 등 모빌리티 전 분야로 액화수소 충전시장이 커질 것이란 계산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수소 충전소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이를 확장해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120개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액화수소는 부피가 적어 기체수소 충전소 부지의 30%만 차지하고, 안전성은 높아 도심 지역에도 설치가 쉽다. 승용차 1대(5㎏ 기준)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기체수소의 12분에서 3분으로 짧아져 수소버스나 수소트럭 등 대형차(25㎏)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이날 MOU 체결식에서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