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

숙박음식 15만명 등
300인 미만 사업장서 25만명 넘게 줄어

1월 29만명, 2월16만명 증가하다
마이너스로…2009년 집계 이후 처음
실업대란 '약한고리'부터 때렸다…3월 근로자수 22만5000명 감소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22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점점 악화되고 있는 일자리 충격이 정부 통계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182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었다. 지난해 연간 증가폭이 43만9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새 66만4000명이 일터를 떠난 셈이다. 16만3000명이 늘어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던 전월과 비교해도 40만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1인 자영업자와 고정 사업장이 없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상당수는 조사대상에서 빠져있어 실제 일자리 상황은 더 나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서 발표된 3월 고용보험 피보험자 통계나 통계청 경활 조사 등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특히 취약계층인 임시일용직과 영세사업장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설명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타격은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영세 사업장 등 '약한 고리'부터 시작되고 있다.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근로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8000명(0.1%)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은 12만4000명(7.0%)이나 감소했다. 일정한 급여 없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거나 일을 배우기 위해 무급으로 일하는 기타 종사자는 9만3000명(7.9%) 급감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봐도 영세 사업장의 타격이 컸다. 상시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25만4000명(1.6%)가 줄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근로자는 2만9000명(1.0%)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대면 서비스가 불가피한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됐다. 숙박음식업에서 15만3000명(12%)이 일자리를 잃었고, 학원 등이 포함된 교육서비스 10만7000명(6.7%), 공연업 등 예술·스포츠·여가 관련업에서 3만9000명(11.9%)이 일터를 떠났다. 개학이 잇따라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채용시장 상황도 통계에 그대로 나타났다. 입직은 줄었고 이직은 크게 늘었다. 지난달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7000명(10.9%) 줄어든 반면 이직은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급증했다. 늘어난 이직자 중 20만5000명(98%)은 300인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입직자 수를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이 3만2000명(21.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이 6만5000명, 숙박음식업이 4만3000명 채용을 줄였다.

무급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통계로 확인됐다. 이 통계는 이직을 자발적 이직과 비자발적 이직, 기타 이직 등 세 종류로 구분한다. 계약종료나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등을 의미하는 비자발적 이직은 지난달 58만7000명으로 7만4000명(14.5%) 늘었다. 전출이나 정년퇴직, 무급휴직 등을 포함하는 '기타 이직'은 26만5000명으로 11만6000명(78.1%) 폭증했다. 업종별로 보면 비자발적 이직 역시 음식숙박업 8만3000명,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 4만2000명으로 각각 2만2000명, 1만3000명이 증가했다.

권 실장은 "통상 전체 이직에서 기타 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인데 지난달 50%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이는 통계상 이직으로 잡히는 일시적 무급휴직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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